민주유공자 예우법 논의에 대한 는 단상(이재승)

 ◆얼마 전 민주유공자 예우법 발의안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발의자들은 보상받기 위해 #민주화운동을 했느냐는 막말까지 들어 눈뜨고 볼 수 없다. 군인이 #국가유공자가 되기 위해 전쟁에 나가지 않듯이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사람들도 부와 보상을 바라며 민주화운동에 투신하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이 법안을 특권적 발상으로 비난하는 것은 부당하다. 오히려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사람들 중 일부는 정치와 공직 영역에서 정치 사회적 보상을 받은 상황에서 무명으로 활동하다 피해를 보고 허명만 남은 민주화 유공자로서 여전히 고생하는 옛 동지들을 배려하려는 의도를 읽을 수 있다. 공적인 희생을 한 사람에게 정당한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은 법의 원칙이므로 이 원칙에 따라 생각해 보자.

나는 개인적으로는 고인이 된 장인이 한국의 대학 교수로 재직했지만 #전두환 정권 등장 이후의 시국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을 하다가 50대 초반에 해직돼 돌아가시기까지 울분의 세월을 보냈다. 다행히,#김대중 정부가 2000년에 도입한#민주화 보상 법에 근거하고 약소면서 보상금을 받았지만 이후에도 그 분은 해직 사정을 빽빽이 적고 구제 가능성이 있는지 물었다. 당시 법적으로는 더 이상 방법이 없다고 해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최근 트라우마에 대해서 공부하면서 강제 해고자로서 그 분이 심각한 심리적 고통을 경험했다는 점을 이해하게 됐다.

현재 #민주당 의원들이 제안한 #민주유공자예우법은 민주화보상법을 전제로 하고 있다. 민주화보상법상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명예가 인정된 사람은 민주화유공자 예우법의 적용을 받게 된다. 그러나 민주화보상법은 외형적으로는 희생자의 명예를 회복시켰지만 실질적인 피해와 고통을 구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동법이 보상 대상으로 고려한 사항은 제한되어 있어 보상금은 기대 수준에 이르지 못한다. 아울러 이 법은 보상금을 받은 사람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기회를 원천 봉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희생자와 그 유족들은 계속해서 이 법이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마침내 2018년 헌법재판소는 희생자와 그 가족의 정신적 피해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헌재 2018. 8. 30. 2014 함바 180). 국가와 국회는 피해자와 가족이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를 받을 수 있도록 민주화보상법을 개정해야 했다. 이런 와중에 민주당 의원들은 민주유공자 예우법을 대안으로 제안했다.

이 법안은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유감스럽게도 최근의 논의 양상을 참조할 수 없었다. 필자는 2018년부터 약 1년간 #국가보훈처(당시 #비우진 처장) 산하 ‘국민중심보훈혁신위원회’에서 보훈제도의 정책방향에 대해 논의에 관여했다. 실제로 당시 위원들의 제안 중 일부는 제도화됐다. 하지만 제안의 상당 부분은 아직 서랍 속에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고 본다. 그 대체적인 골자는 #전몰상이군인 중심이 돼 #독립유공자, #민주유공자, #사회유공자도 국가유공자로서 동등한 예우를 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경제적 보상 수준은 국민의 정의감정에 부합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두 번째 원칙에 대해서는 보상금이 전적으로 국민 세금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보훈법제는 대체로 절박한 사람들에게 부응할 만한 충분한 재정적 기반을 확보하지 못한 채 출현하게 되면 그러한 연유로 말미암아 기본적인 경제적 보상은 불충분하다. 이에 따라 별도의 보완수단이 덧붙여진다. 이런 방식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지는 현 상황에서 따져봐야 한다. 지금 보통 사람들은 길어지는 노후 시간을 국민연금법에 의지해 걱정한다. 사실 전 국민이 국민연금법에 통합되어야 한다는 견해가 있어 이 방향은 지극히 타당하다. 국민연금을 통합적 기반으로 한다면 유공자에 대해서는 그 공적과 희생을 감안한 보상을 일정률로 연금에 가산하거나 일회성 또는 일시적 보상금을 제공하면 될 것이다. 이 같은 통합적 제도가 실현되기 전이라도 세금 보훈제도는 보다 합리적인 운용이 필요하다. #보훈혁신위원회는 보훈법상의 보상제도에 과소나 과잉이 있어서는 안 되며 경직된 보상수단을 피할 것을 제안했다. 희생과 기여에 걸맞은 적절한 보상을 해주고, 여전히 품위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공자에게는 생활조정수당을 신설하거나 인상하는 유연한 방식을 제안했다. 이 같은 제안은 베트남 참전 군인과 518민주화 유공자들의 예우에 반영됐다. 그러나 취업가산점 제도와 관련해서는 국가가 유공자 본인의 취업을 적극적으로 알선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유공자 자녀의 취업에 가산점을 주는 경직된 방식은 피하라고 권고했다.

사진출처-MBC

실제로 오늘날 2030대 젊은이들은 대물림의 경제적 계급격차는 운명으로 받아들이지만 기회의 불평등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들은 세계 어디서나 개혁을 표방하는 세력이 결과의 불평등은 물론 조건 불평등도 충분히 시정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정을 인식하고 있다. 젊은이들은 지난 #인천국제공항공단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과정에서 보듯 기회의 평등을 침해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상황에서 냉소와 불신을 드러낸다. 젊은이가 보수화됐거나 옹졸하게 굴었다고 매도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보상의 정확한 연결고리를 찾지 못한 기성세대의 안이함을 탓해야 할 것이다. 희생자에 대한 보상을 시행하는 것은 옳다. 하지만 그 부담을 갓 출발선에 선 젊은이의 등에 실어줘야 할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국가유공자법의 취업가산점 제도는 배가 다녀도 눈에 띄지 않는 고도성장기(완전고용)에 걸맞은 수단이다. 당시 국가의 재정적 여력이 지금보다 충분히 확충되지 않았던 점까지 감안하면 당시의 취업가산점 제도는 비난할 사항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 사정은 어떤가. 폭발적인 기술혁신 아래 노동의 종말을 노래하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 고용 기회를 찾아 걱정하는 사람들은 고용을 보상 수단으로 삼는 계획을 불평할 수밖에 없다. 관건은 경제적 보상이 불충분한 데 있다. 따라서 유공자 본인에 대한 추가적인 보상 제공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민주유공자 예우법은 새 시대의 감각을 반영해야 한다. 사물이 변하면 수단도 변해야 한다.

– #이재승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인권연대, 2020.10.28